짧게는 2년, 길게는 6-7년까지도 하게 되는 대학원생활. 꽤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인데다가 목표를 갖고 온 곳이니 기왕이면 시간을 지혜롭게 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생각날때마다 하나씩 풀어놓도록 하겠다.
오늘 이야기할 팁:
"가능한 한 모든 수업의 과제물은 자신의 관심분야와 연결시켜서 작업하라."
이 조언은 내가 박사과정을 밟는동안 여러 명의 교수를 포함하여 여러 선배들에게도 들었던 조언이다. 그리고 그 조언을 실행하고 나서 몇 년 후에야 왜 그것이 정말 좋은 조언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대학원 과정을 밟으면서 아마 수업을 여러 개 듣게 될 것이다. 필수과목도 있고 선택과목도 있을 것이다. 필수과목이든 선택과목이든 본인의 연구에 도움이 되는 수업이라는 점을 꼭 알고 있으면 좋겠다. 당장 수업을 들을 때는 간혹 '이걸 내가 배워서 뭐하나?' '내가 관심있는 분야랑은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접점이 있을 것이다.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면 그 접점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일부는 본인의 몫이다. 강의자가 그 연결지점을 알려주고 보여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대학원 공부라는 것이 좁은 분야를 깊게 들어가는 것이다 보니, 학문 전체를 넓게 보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교육심리학에 대한 대학원세미나를 진행한다고 치면, 강의자는 수강생들이 교육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고 가정하고 수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교육심리학을 교육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수강한다고 치자. 교육심리학 세미나에서 거론되는 학자들의 이름은 교육철학에서 거론되는 학자들과 매우 다를 것이다.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교육철학과 교육심리학이 연관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 어느 지점에서는 접점이 있다. 교육학 전공생이 물리학과에 가서 수업을 듣는게 아닌 이상, 어느 정도는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니, 여러분이 대학원 생활동안 자신의 학과에서 수업을 수강한다면 그것은 자기 관심영역과도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을 것이다. 그 말은 해당수업에서 제출하는 과제 또한 내 관심분야와 연결해서 작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제를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좋은 점이:
내가 대학원시절 어떻게 했는지 예시로 보여주겠다.
먼저, 내가 대학원에 입학할 때 관심있었던 주제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학력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과 함께 자신의 일을 그만두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좀 더 넓게는 진로발달이었다. 내가 속한 학과가 인간발달과 가족학(human development and family studies)이었는데, 다양한 발달영역 중에서 나는 진로발달을 공부하고 있었고, 대학원생 약 80명 중 유일하게 진로발달을 공부하는 학생이기도 하였다.
<신입생 세미나 수업>
1학기 때 신입생들만 수강하는 1학점짜리 수업이 있었는데, 과제 중 하나가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유명한 패널연구를 찾아보고 해당 패널연구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 때 Jeylan Mortimer라는 분이 진행하는 Youth Development Study에 대해 발표를 했다. 1988년부터 2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이 연구는 청소년들의 직업가치관을 포함해 그들의 가족관계, 실제 직업 성취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이다.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진로에 관해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연구만 보았었는데, 사회학자인 사람이 유사한 분야로 연구하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이후 박사논문을 이 분의 자료를 활용해 쓸 줄은 1학기 때는 정말 몰랐다.
<Intervention 수업>
2학기 때 수강해야 하는 필수과목 중에 Intervention이라는 수업이 있었다. 이 수업에서는 발달이론을 기초로 개발된 다양한 개입프로그램에 대해 학습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 발표과제 중 하나는 개입프로그램 하나를 선정하여 로직모델(logic model)을 그려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실제 효과성에 대해 근거를 들어 정리해야 하는 보고서였다. 나는 Adaptive Success Identity Plan (ASIP)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골랐다. 쉽게 말하면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커리어에 국한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크게 보면 진로발달과 관련있어서 이 프로그램을 골라서 과제를 진행했다.
기말과제는 좀 더 문헌고찰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하나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개입프로그램들이 존재하고 그것들의 타당성과 효과성 등을 고찰하여 향후 연구/실행방안을 제시하는 과제였다. 그 당시 내가 작성한 보고서 제목은 "An Intervention for Married Women’s Reemployment"였는데, 덕분에 나는 여성 재취업과 관련한 여러 문헌을 읽어볼 수 있었다.
<Adolescent Development수업>
이 수업에서도 다양한 과제가 있었다. 각자 자기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척도를 골라 해당 척도에서 측정하는 개념의 정의, 타당도와 신뢰도 정보, 활용된 문헌, 비판점 등을 정리하여 발표해야 했다. 그 때 여러 척도를 살펴보다가 최종적으로는 Perceptions of Barriers (PoB) 척도를 골라 발표했다. 이 척도는 McWhirter가 개발한 척도인데, 개인이 인식하는 다양한 진로장벽을 측정하고 있다. 문항 중에 특히 젠더장벽에 대한 문항이 포함되어있어서 나의 관심분야와 맞닿아있는 듯하여 이걸 골랐다. 마찬가지로, 이 발표 준비를 하면서 여성들이 느끼는 진로장벽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다.
기말과제로는 문헌고찰을 해야했다. 이 때는 주제를 잘 못 잡고 있어서 지도교수님과 상의하여 주제를 정하였고, 정체성을 측정하는 다양한 측정도구에 대한 고찰을 했다. 처음에는 정체성이라는 그 개념에 대한 문헌고찰을 하려고 했으나, 그 범위가 너무 커서 측정도구로 국한하여 고찰했다. 이 때 정리했던 자료는 지금도 수업시간에 잘 써먹고 있다.
<Midlife Semiar수업>
중년발달에 대한 연구논문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는 MIDUS라는 큰 패널데이터를 가지고 간이논문을 하나 썼어야 했다. 이 때 내가 속했던 그룹은 '중년기의 일-가족 병행'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다. 일-가족 영역을 병행하는 패턴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와 관련한 문헌을 이 수업 과제를 하면서 많이 접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 이 때 또래들과 협업한 논문은 실제로 출판까지 되었다. (물론, 매우 긴 시간이 걸렸다....)
<통계 수업 다수>
통계관련 수업은 박사과정동안 6개 정도 수강했다. 1학점짜리 수업이나 2-3회 워크샵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다. 통계수업은 거의 매번 실제 자료를 가지고 분석하고 결과를 내는 수시과제가 있었다. 많은 경우 교수가 직접 데이터를 학생들한테 주는데, 간혹 학생 자신이 갖고 있는 자료를 가지고 숙제를 해오라는 경우가 있었다. 이럴 때는 매번 같이 연구하고 있는 교수님의 자료를 활용하거나(당연히 진로와 관련한 데이터였음) 진로관련 패널 자료를 다운받아서 거기서 관심있는 변인을 골라서 과제를 진행했다.
어떤 통계수업은 학기말 과제로 프로포절을 제출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에도 대체로 여성의 커리어와 관련한 것이었다. "xxx를 한 여성은 3년 후 계속 일하고 있을 확률은 어떠한가?" "가족과 일이 어떤 패턴으로 구성되어있을 때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가?" "배우자가 있는 것이 여성들의 커리어 유지에 도움이 되는가?" 등....
이런 과제를 하다보면 새로운 연구아이디어도 계속 떠오르고, 관련한 문헌도 계속 읽게 되니까 내 관심분야 중심으로 지식이 계속 쌓이게 된다. 이 과제 중 어떤 것은 수업에 활용되기도 하고, 연구를 위한 영감이 되기도 했다. 숙제로 제출한 것을 정확히 똑같이 연구로 이행한 것은 많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넓게 그리고 깊게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모든 수업을 다 이런 식으로 할 수 없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최대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한다면 최소한 시간을 헛되이 쓰는 느낌은 들지 않을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오늘 이야기할 팁:
"가능한 한 모든 수업의 과제물은 자신의 관심분야와 연결시켜서 작업하라."
이 조언은 내가 박사과정을 밟는동안 여러 명의 교수를 포함하여 여러 선배들에게도 들었던 조언이다. 그리고 그 조언을 실행하고 나서 몇 년 후에야 왜 그것이 정말 좋은 조언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대학원 과정을 밟으면서 아마 수업을 여러 개 듣게 될 것이다. 필수과목도 있고 선택과목도 있을 것이다. 필수과목이든 선택과목이든 본인의 연구에 도움이 되는 수업이라는 점을 꼭 알고 있으면 좋겠다. 당장 수업을 들을 때는 간혹 '이걸 내가 배워서 뭐하나?' '내가 관심있는 분야랑은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접점이 있을 것이다.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면 그 접점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일부는 본인의 몫이다. 강의자가 그 연결지점을 알려주고 보여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대학원 공부라는 것이 좁은 분야를 깊게 들어가는 것이다 보니, 학문 전체를 넓게 보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교육심리학에 대한 대학원세미나를 진행한다고 치면, 강의자는 수강생들이 교육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고 가정하고 수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교육심리학을 교육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수강한다고 치자. 교육심리학 세미나에서 거론되는 학자들의 이름은 교육철학에서 거론되는 학자들과 매우 다를 것이다.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교육철학과 교육심리학이 연관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 어느 지점에서는 접점이 있다. 교육학 전공생이 물리학과에 가서 수업을 듣는게 아닌 이상, 어느 정도는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니, 여러분이 대학원 생활동안 자신의 학과에서 수업을 수강한다면 그것은 자기 관심영역과도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을 것이다. 그 말은 해당수업에서 제출하는 과제 또한 내 관심분야와 연결해서 작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제를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좋은 점이:
- 재미없게 느껴지는 수업도 좀 더 재밌게 접근할 수 있다.(내가 흥미로운 분야랑 관련지어 하기 때문에)
- 수업시간에 듣는 내용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럼으로써 이해도도 높아지고, 질문도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 학습효과가 올라간다.
-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면,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연구관심분야를 다듬어나갈 수 있다.
- 논문프로포절을 할 때쯤이 되면 이미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지식이 많이 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질문도 이미 여러 개 나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논문 쓸 때 새로운 주제를 꺼내들어 처음부터 접근해야 하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성이란, 연구문제의 타당성이나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나 노력 등을 모두 포함한다.
내가 대학원시절 어떻게 했는지 예시로 보여주겠다.
먼저, 내가 대학원에 입학할 때 관심있었던 주제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학력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과 함께 자신의 일을 그만두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좀 더 넓게는 진로발달이었다. 내가 속한 학과가 인간발달과 가족학(human development and family studies)이었는데, 다양한 발달영역 중에서 나는 진로발달을 공부하고 있었고, 대학원생 약 80명 중 유일하게 진로발달을 공부하는 학생이기도 하였다.
<신입생 세미나 수업>
1학기 때 신입생들만 수강하는 1학점짜리 수업이 있었는데, 과제 중 하나가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유명한 패널연구를 찾아보고 해당 패널연구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 때 Jeylan Mortimer라는 분이 진행하는 Youth Development Study에 대해 발표를 했다. 1988년부터 2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이 연구는 청소년들의 직업가치관을 포함해 그들의 가족관계, 실제 직업 성취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이다.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진로에 관해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연구만 보았었는데, 사회학자인 사람이 유사한 분야로 연구하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이후 박사논문을 이 분의 자료를 활용해 쓸 줄은 1학기 때는 정말 몰랐다.
<Intervention 수업>
2학기 때 수강해야 하는 필수과목 중에 Intervention이라는 수업이 있었다. 이 수업에서는 발달이론을 기초로 개발된 다양한 개입프로그램에 대해 학습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 발표과제 중 하나는 개입프로그램 하나를 선정하여 로직모델(logic model)을 그려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실제 효과성에 대해 근거를 들어 정리해야 하는 보고서였다. 나는 Adaptive Success Identity Plan (ASIP)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골랐다. 쉽게 말하면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커리어에 국한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크게 보면 진로발달과 관련있어서 이 프로그램을 골라서 과제를 진행했다.
기말과제는 좀 더 문헌고찰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하나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개입프로그램들이 존재하고 그것들의 타당성과 효과성 등을 고찰하여 향후 연구/실행방안을 제시하는 과제였다. 그 당시 내가 작성한 보고서 제목은 "An Intervention for Married Women’s Reemployment"였는데, 덕분에 나는 여성 재취업과 관련한 여러 문헌을 읽어볼 수 있었다.
<Adolescent Development수업>
이 수업에서도 다양한 과제가 있었다. 각자 자기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척도를 골라 해당 척도에서 측정하는 개념의 정의, 타당도와 신뢰도 정보, 활용된 문헌, 비판점 등을 정리하여 발표해야 했다. 그 때 여러 척도를 살펴보다가 최종적으로는 Perceptions of Barriers (PoB) 척도를 골라 발표했다. 이 척도는 McWhirter가 개발한 척도인데, 개인이 인식하는 다양한 진로장벽을 측정하고 있다. 문항 중에 특히 젠더장벽에 대한 문항이 포함되어있어서 나의 관심분야와 맞닿아있는 듯하여 이걸 골랐다. 마찬가지로, 이 발표 준비를 하면서 여성들이 느끼는 진로장벽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다.
기말과제로는 문헌고찰을 해야했다. 이 때는 주제를 잘 못 잡고 있어서 지도교수님과 상의하여 주제를 정하였고, 정체성을 측정하는 다양한 측정도구에 대한 고찰을 했다. 처음에는 정체성이라는 그 개념에 대한 문헌고찰을 하려고 했으나, 그 범위가 너무 커서 측정도구로 국한하여 고찰했다. 이 때 정리했던 자료는 지금도 수업시간에 잘 써먹고 있다.
<Midlife Semiar수업>
중년발달에 대한 연구논문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는 MIDUS라는 큰 패널데이터를 가지고 간이논문을 하나 썼어야 했다. 이 때 내가 속했던 그룹은 '중년기의 일-가족 병행'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다. 일-가족 영역을 병행하는 패턴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와 관련한 문헌을 이 수업 과제를 하면서 많이 접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 이 때 또래들과 협업한 논문은 실제로 출판까지 되었다. (물론, 매우 긴 시간이 걸렸다....)
<통계 수업 다수>
통계관련 수업은 박사과정동안 6개 정도 수강했다. 1학점짜리 수업이나 2-3회 워크샵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다. 통계수업은 거의 매번 실제 자료를 가지고 분석하고 결과를 내는 수시과제가 있었다. 많은 경우 교수가 직접 데이터를 학생들한테 주는데, 간혹 학생 자신이 갖고 있는 자료를 가지고 숙제를 해오라는 경우가 있었다. 이럴 때는 매번 같이 연구하고 있는 교수님의 자료를 활용하거나(당연히 진로와 관련한 데이터였음) 진로관련 패널 자료를 다운받아서 거기서 관심있는 변인을 골라서 과제를 진행했다.
어떤 통계수업은 학기말 과제로 프로포절을 제출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에도 대체로 여성의 커리어와 관련한 것이었다. "xxx를 한 여성은 3년 후 계속 일하고 있을 확률은 어떠한가?" "가족과 일이 어떤 패턴으로 구성되어있을 때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가?" "배우자가 있는 것이 여성들의 커리어 유지에 도움이 되는가?" 등....
이런 과제를 하다보면 새로운 연구아이디어도 계속 떠오르고, 관련한 문헌도 계속 읽게 되니까 내 관심분야 중심으로 지식이 계속 쌓이게 된다. 이 과제 중 어떤 것은 수업에 활용되기도 하고, 연구를 위한 영감이 되기도 했다. 숙제로 제출한 것을 정확히 똑같이 연구로 이행한 것은 많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넓게 그리고 깊게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모든 수업을 다 이런 식으로 할 수 없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최대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한다면 최소한 시간을 헛되이 쓰는 느낌은 들지 않을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