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대체로 독자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일기처럼 혼자 쓰고 기록하려는 목적이라면 독자가 결국 자기 자신 뿐이므로 나만 알아볼 수 있게 쓰면 그만이다. 하지만, 책, 상품설명서, 광고문구 등 누군가가 읽을 것을 염두에 쓰는 글은 늘 독자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말은 쉽지만, 논문을 작성하다보면 독자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을 때가 많다. 특히 처음 논문을 써보는 사람일수록 그럴 것이다. 우선은 내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글을 읽는 사람과 글을 쓰는 사람은 절대로 같은 사고흐름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쓰는 이가 자기 생각을 풀어내는 데에만 집중하면 자칫 독자가 읽기에는 어려운 글이 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된다. 그래서 초보자는 자신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줄 만한 사람이 항상 필요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내 글이 잠재적 독자들에게 잘 읽히는지, 말이 되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는 '누군가'는 많은 경우 지도교수가 해주게 되겠지만, 지도교수 외에도 내 수업담당 교수가 될 수도 있고, 내 동료나 선후배가 될 수도 있다. 사실, 더 많은 사람에게 잘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연구논문이라 하더라도 연구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예: 가족, 친구 등)에게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 연구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다면 그 글은 정말 잘 쓴 것이니 말이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글쓰기의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특정 이론이나 개념에 대한 설명을 지나치게 간략히 설명하고 지나간다.
이런 실수는 꽤 잦은데, 이유는 여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내용은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라고 생각하고 자세히 설명을 건너뛴다. 어떤 사람들은 '귀찮아서' 안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지 몰라서' 안 하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본인의 연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론이나 개념은 비교적 정성스레 설명하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
여기서 "정성스레"라 함은 꼭 '길게' 쓰라는 말은 아니다. '충분히 그러나 정확하게' 정도의 뜻과 더 비슷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개념의 정의와 조작적 정의는 분명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음에도 정의하지 않고 넘어가는 논문을 다수 읽어보았다. 개념의 정의는 보통 문장 1개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길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음으로 인해 그 다음에 나오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론에 대한 설명도 어느 정도는 할 필요가 있다. 내가 '어느 정도'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론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어도 논문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A이론 ,B이론에 대해 지나치게 상세하게 설명을 해놓아서 내가 읽고 있는 글이 교과서인지 논문인지 헛갈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각각의 이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균형점은 경험이 많아지면서 찾아지는 것 같다. "딱 이만큼이 좋아!"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2. 논리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글쓰는 이는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 오랜 기간 생각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 주제에 대해서 많이 그리고 깊이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많은 생각을 거친 후, 어떤 사람이 자신의 논문에서 "A가 B가 되고, B가 C가 되어, C가 D가 된다"라고 하는 논리의 흐름을 따라 작성했다고 치자. 글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논리가 이미 머릿속에 잡혀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이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글로 써내려갈 때는 꽤나 빠르게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글로 나타난 글쓴이의 생각이 "A --> B --> C --> D"가 아니라 "A --> C ---> D" 또는 "A ---> B --> D"와 같이 중간의 논리를 한 단계 빠트리고 설명하는 경우가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A --> D"처럼 중간 논리는 다 빼먹고 결론을 바로 내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쓰게 되면, 독자는 왜 A에서 D로 글쓴이의 사고가 흘러가게 되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논리의 흐름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D라는 결론 자체가 맞고 틀리고를 판단하기도 어려워진다. 판단이 어려워지면 독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답답해진다. 이는 부정적 정서를 일으키고 그 다음의 내용을 읽는 데에 방해가 된다.
글쓰기에서 논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글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해서일수도 있지만 실은 글쓴이의 논리 자체가 촘촘하지 못해서일수도 있다. 전자는 글쓰기 기술을 개발하여 향상시킬 수 있는 문제이고, 후자는 사고능력을 개발해야 하는 문제다. 그런데 두 가지 능력은 상호영향을 준다.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하다보면 논리를 좀 더 촘촘하게 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또, 사고가 촘촘해지면 그것이 글을 쓸 때 반영되기도 한다. 그러니 결국 둘 다 연습하는 수밖에!
3. 표나 그래프, 그림에서 중요한 정보를 빠트린다.
논문을 쓰다보면 표나 그래프를 삽입하게 된다. 표나 그림은 말로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운 다량의 정보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표나 그림만 보고도 연구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표, 그래프, 그림을 보다 보면 사소한 정보의 누락으로 전체 표/그래프/그림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들이 있다.
그래프는 반드시 X축과 Y축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써야 한다. 이 정보를 빠트리는 경우는 정말 많이 봤다. 그래프를 그려놓았는데, Y축이 무엇인지 몰라 그래프를 이해할 수가 없는 경우가 숱하다(학술지 논문심사를 해보아도 이 실수는 많이 함). 그리고, X축과 Y축의 척도도 표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X축에 키이고 Y축이 몸무게라면 키는 어떤 척도로 측정했는지--센티미터 단위인지, 미터 단위인지-- 몸무게는 또 어떤 척도로 측정했는지를 괄호 안에 기입해줄 필요가 있다.
표를 그릴 때도 마찬가지로 열과 행이 각각 무엇을 나타내는 지 표시해줄 필요가 있다. 수치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그 수치가 평균인지, 백분율인지, 백분위인지도 표시가 되어야 한다.
4. 약어를 남용한다.
영어로 논문을 작성하다보면 약어를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약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1) 약어 자체가 워낙 통용되는 약어일 때, (2) 용어 자체가 너무 길어서 약어로 제시하는 게 효율적일 때, (3) 지면의 공간적 한계로 줄여쓰는 것이 미관상 더 나을 때로 나누어볼 수 있다. 1번에 해당하는 약어는 "SES(Socioeconomic status)"같은 것이다. 사회과학에서 사회경제적 지위를 뜻하는 SES는 통용되는 약어라 논문작성시에도 SES로 표기해도 독자들이 크게 거부감이 없다. 물론, 통용되는 약어라고 해도 처음 해당 용어를 논문에서 사용할 때는 괄호 안에 용어 전체를 표기해주는 것이 좋다.
2번에 해당하는 경우는, 본인의 연구주제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개념이 너무 길 때이다. 예를 들어, 내가 "counselor's multicultural competence"에 대한 논문을 작성한다고 해보자. 아무래도 이 용어가 자주 등장해야 할 텐데, 이 정도 길이의 단어가 매번 등장하는 것이 독자입장에서 불편할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임의로 줄여서 사용할 있다. 이럴 때에도 논문 초반에 약어를 사용할 것이라는 것을 언급해야 그 이후에 글을 읽을 때 독자가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
3번에 해당하는 경우는 보통 표나 그래프를 그릴 때인 것 같다. 왼쪽 열에 변수명을 쭉 적는 것이 관례인데, 그 중에 특히 변수명이 긴 경우에 약어로 표기하여 적은 후 각주로 해당 약어가 지칭하는 변수가 무엇인지 적어주기도 한다.
약어는 지혜롭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 있으나, 남용하게 되면 오히려 독자의 이해를 방해한다. 예를 들어, 상관관계 표를 그릴 때 모든 변수명을 줄여서 표기하고 각 약어의 전체이름을 각주로 단 것을 종종 본다. 이것은 그다기 친절한 글쓰기 방식은 아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변수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매번 각주를 읽어야 하는데, 이때 눈이 바쁘게 움직여야 하므로 뇌도 과부하가 걸린다. 논문은 그런 자잘한 것들로 뇌를 힘들게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뇌를 많이 써야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그러니 자잘한 것들로 독자를 피로하게 할 필요는 없다.
말은 쉽지만, 논문을 작성하다보면 독자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을 때가 많다. 특히 처음 논문을 써보는 사람일수록 그럴 것이다. 우선은 내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글을 읽는 사람과 글을 쓰는 사람은 절대로 같은 사고흐름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쓰는 이가 자기 생각을 풀어내는 데에만 집중하면 자칫 독자가 읽기에는 어려운 글이 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된다. 그래서 초보자는 자신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줄 만한 사람이 항상 필요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내 글이 잠재적 독자들에게 잘 읽히는지, 말이 되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는 '누군가'는 많은 경우 지도교수가 해주게 되겠지만, 지도교수 외에도 내 수업담당 교수가 될 수도 있고, 내 동료나 선후배가 될 수도 있다. 사실, 더 많은 사람에게 잘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연구논문이라 하더라도 연구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예: 가족, 친구 등)에게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 연구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다면 그 글은 정말 잘 쓴 것이니 말이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글쓰기의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특정 이론이나 개념에 대한 설명을 지나치게 간략히 설명하고 지나간다.
이런 실수는 꽤 잦은데, 이유는 여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내용은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라고 생각하고 자세히 설명을 건너뛴다. 어떤 사람들은 '귀찮아서' 안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지 몰라서' 안 하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본인의 연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론이나 개념은 비교적 정성스레 설명하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
여기서 "정성스레"라 함은 꼭 '길게' 쓰라는 말은 아니다. '충분히 그러나 정확하게' 정도의 뜻과 더 비슷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개념의 정의와 조작적 정의는 분명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음에도 정의하지 않고 넘어가는 논문을 다수 읽어보았다. 개념의 정의는 보통 문장 1개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길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음으로 인해 그 다음에 나오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론에 대한 설명도 어느 정도는 할 필요가 있다. 내가 '어느 정도'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론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어도 논문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A이론 ,B이론에 대해 지나치게 상세하게 설명을 해놓아서 내가 읽고 있는 글이 교과서인지 논문인지 헛갈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각각의 이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균형점은 경험이 많아지면서 찾아지는 것 같다. "딱 이만큼이 좋아!"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2. 논리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글쓰는 이는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 오랜 기간 생각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 주제에 대해서 많이 그리고 깊이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많은 생각을 거친 후, 어떤 사람이 자신의 논문에서 "A가 B가 되고, B가 C가 되어, C가 D가 된다"라고 하는 논리의 흐름을 따라 작성했다고 치자. 글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논리가 이미 머릿속에 잡혀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이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글로 써내려갈 때는 꽤나 빠르게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글로 나타난 글쓴이의 생각이 "A --> B --> C --> D"가 아니라 "A --> C ---> D" 또는 "A ---> B --> D"와 같이 중간의 논리를 한 단계 빠트리고 설명하는 경우가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A --> D"처럼 중간 논리는 다 빼먹고 결론을 바로 내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쓰게 되면, 독자는 왜 A에서 D로 글쓴이의 사고가 흘러가게 되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논리의 흐름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D라는 결론 자체가 맞고 틀리고를 판단하기도 어려워진다. 판단이 어려워지면 독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답답해진다. 이는 부정적 정서를 일으키고 그 다음의 내용을 읽는 데에 방해가 된다.
글쓰기에서 논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글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해서일수도 있지만 실은 글쓴이의 논리 자체가 촘촘하지 못해서일수도 있다. 전자는 글쓰기 기술을 개발하여 향상시킬 수 있는 문제이고, 후자는 사고능력을 개발해야 하는 문제다. 그런데 두 가지 능력은 상호영향을 준다.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하다보면 논리를 좀 더 촘촘하게 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또, 사고가 촘촘해지면 그것이 글을 쓸 때 반영되기도 한다. 그러니 결국 둘 다 연습하는 수밖에!
3. 표나 그래프, 그림에서 중요한 정보를 빠트린다.
논문을 쓰다보면 표나 그래프를 삽입하게 된다. 표나 그림은 말로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운 다량의 정보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표나 그림만 보고도 연구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표, 그래프, 그림을 보다 보면 사소한 정보의 누락으로 전체 표/그래프/그림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들이 있다.
그래프는 반드시 X축과 Y축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써야 한다. 이 정보를 빠트리는 경우는 정말 많이 봤다. 그래프를 그려놓았는데, Y축이 무엇인지 몰라 그래프를 이해할 수가 없는 경우가 숱하다(학술지 논문심사를 해보아도 이 실수는 많이 함). 그리고, X축과 Y축의 척도도 표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X축에 키이고 Y축이 몸무게라면 키는 어떤 척도로 측정했는지--센티미터 단위인지, 미터 단위인지-- 몸무게는 또 어떤 척도로 측정했는지를 괄호 안에 기입해줄 필요가 있다.
표를 그릴 때도 마찬가지로 열과 행이 각각 무엇을 나타내는 지 표시해줄 필요가 있다. 수치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그 수치가 평균인지, 백분율인지, 백분위인지도 표시가 되어야 한다.
4. 약어를 남용한다.
영어로 논문을 작성하다보면 약어를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약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1) 약어 자체가 워낙 통용되는 약어일 때, (2) 용어 자체가 너무 길어서 약어로 제시하는 게 효율적일 때, (3) 지면의 공간적 한계로 줄여쓰는 것이 미관상 더 나을 때로 나누어볼 수 있다. 1번에 해당하는 약어는 "SES(Socioeconomic status)"같은 것이다. 사회과학에서 사회경제적 지위를 뜻하는 SES는 통용되는 약어라 논문작성시에도 SES로 표기해도 독자들이 크게 거부감이 없다. 물론, 통용되는 약어라고 해도 처음 해당 용어를 논문에서 사용할 때는 괄호 안에 용어 전체를 표기해주는 것이 좋다.
2번에 해당하는 경우는, 본인의 연구주제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개념이 너무 길 때이다. 예를 들어, 내가 "counselor's multicultural competence"에 대한 논문을 작성한다고 해보자. 아무래도 이 용어가 자주 등장해야 할 텐데, 이 정도 길이의 단어가 매번 등장하는 것이 독자입장에서 불편할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임의로 줄여서 사용할 있다. 이럴 때에도 논문 초반에 약어를 사용할 것이라는 것을 언급해야 그 이후에 글을 읽을 때 독자가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
3번에 해당하는 경우는 보통 표나 그래프를 그릴 때인 것 같다. 왼쪽 열에 변수명을 쭉 적는 것이 관례인데, 그 중에 특히 변수명이 긴 경우에 약어로 표기하여 적은 후 각주로 해당 약어가 지칭하는 변수가 무엇인지 적어주기도 한다.
약어는 지혜롭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 있으나, 남용하게 되면 오히려 독자의 이해를 방해한다. 예를 들어, 상관관계 표를 그릴 때 모든 변수명을 줄여서 표기하고 각 약어의 전체이름을 각주로 단 것을 종종 본다. 이것은 그다기 친절한 글쓰기 방식은 아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변수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매번 각주를 읽어야 하는데, 이때 눈이 바쁘게 움직여야 하므로 뇌도 과부하가 걸린다. 논문은 그런 자잘한 것들로 뇌를 힘들게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뇌를 많이 써야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그러니 자잘한 것들로 독자를 피로하게 할 필요는 없다.